안녕하세요 올해 25살 여자입니다
이곳에서까지 발을 들여서 글을 쓰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진지하게 인생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입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제가 고등학생이 되서 다시 정신과에 내원하게 될 때까지 제가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엄마가 정신과 약을 비염약이리 속이고 먹여서..) adhd가 있어 정신과 약을 먹었고 완치되지 않아 결국 성인 adhd에 경계선지능까지 앓고 있습니다. 당연하면 당연하겠지만 학창시절때 성적은 좋은 편은 아니었고 엄마 언니와 크게 다투는 것 때문에 언니 엄마가 억지로 원서를 쓰게 해서 원하지도 않는 학과 2년제 서울권 전문대 일본어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 사실 미술 쪽이나 일본으로 유학가서 미술 전문대 쪽을 가고 싶었어요.) 때마침 코로나까지 겹쳐 학교 수업은 매우 부실했고 저는 자퇴를 하고 싶었지만 엄마 언니의 거센 반대로 인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졸업은 했습니다.(학점 4.1) 졸업하고 나서는 전공을 따라 취업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제 전공으로 어디로 취업해야 할 지 잘 모를 뿐더러 번역 같은 일자리는 고학력이나 대학원을 나와야 뽑아 준다더군요.(실제로 본 많은 공고들이 그랬습니다.) 결국 졸업하고 나서 22살 편의점 알바를 시도했지만 3주만에 잘렸습니다. 돈이 5만원이나 맞지 않아서요. 우울했던 저는 처음 알바했던 거니까 그렇겠지, 했지만 구한 알바마다 오래 가지 못하고 족족 잘려먹자 이상하게 느껴 성인이 되서 직접 정신과에 찾아갔습니다. 결과는 성인 adhd와 경계선 지능. 학창시절때 복용했던 콘서타가 저에게 맞지 않아 지금은 아토목신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미친듯이 우울해서 가만히 있어도 울음만 나오던 증상은 이제 보이지는 않는 것 같지만, 약을 먹은 지도 2년째, 알바니 다른 일을 한 지도 ( 카페, 편의점, 콜센터, 마트, 가리지 않고 전부 다녀봤지만 그나마 잘 적응한 기간이 3개월입니다. 사실 이것도 요즘 마트 쪽 경기가 안 좋아서 그만둔 거라..) 3년이 넘었지만 저는 일적인 면에서는 전혀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다른 25살 애들 주위의 10명 중 5명이 취업하거나, 4명이 대학원 또는 취업 준비중이라면 나머지 한 명인 저만 한심하게 이도저도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차라리 죽겠다고 결심한 22살때 죽어버리는 게 더 나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요. 꿈은 웹툰작가였습니다. 글 쪽도 도전하고 싶어 작가 공모전에도 나갔지만 세상이 그렇게 다이나믹하지는 않겠죠. 떨어졌습니다. 세번이나요. 그림 쪽은 아직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그야 아직 무슨 스토리로 만화를 그릴지 여전히 모르겠는 상태니까요.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인생이 망했다고 한탄하는 것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똑같은 고민, 진부한 고민으로 살아가는 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입니다. 진짜 진심으로 보통 또래 애들처럼 살아가고 싶어요. 정말로요.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평범하게 일하려고 회사에 들어가기까지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노력해도 낙방하기 일쑤입니다. 진지하게 조언을 듣고 싶어요. 비슷한 사례를 가진 분이 계시다면 제발 조언 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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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꾸 미술쪽 얘기하시는데... 하고싶으신건 돈벌이가 안되는경우가 많아요. 그냥 취미로 하시고 내가 할 수 있는 직종으로 가세요.
아테네식 세상이 와야 해요.
그래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나 오락가락하는 진로 문제로 늘 조급해하며 살지 않죠.
기도하세요.
다른 사람들 걍 다 행복하게 사는거마냥 보여서 더 그런 생각하는거 같은데
다들 말안해서 그렇지
각자만의 고민과 사정 있음
조급하게 생각말고, 멈추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봐
나도 너처럼 조급하게만 내 인생을 바라봤는데
멈추지 말자로 생각을 바꾸니까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라
근데 뭐든지 좋아집니다. 걱정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평생 알바만 전전긍긍하며 살아왔고 지금 다니는 곳도 최저임금을 겨우 줄까말까한 직장입니다. 그 어떤 알바나 직장도 1년을 넘겨 본 적이 없어요. 이번 직장이 처음으로 1년을 넘겼습니다.
저는 부정회로가 너무 잘돌아가서 멈추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음공부나 명상같은거 추천드려요. 잘 못해도 괜찮습니다. 25살이면 진짜 뭐든 할 수 있고 정말 어려요. 자신을 인정하세요. 어차피 평범함을 꿈꾸고 죽어라 노력했지만 결코 평범해 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평범하지 않다는걸 인정하니 점점 저를 평범하게 봐주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다른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자기 자신을 하나도 바라봐 주지 않고 있지는 않나요? 타인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기다려주고 상냥하게 대해줘보세요. 전 그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했다고 다 괜찮은 거 아니고, 대학원 간다고 미래 보장되는 거 아냐.
대부분은 불안한데 안 그런 척하면서 살아. 그러니까 너 혼자 이상한 게 아니야.
그냥 너는 지금 그 ‘척하는 거’를 안 하고 있을 뿐이야.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포기할 이유도 아니고,
성인 ADHD, 경계선 지능, 정신과 약 복용 이력??
이건 "노력 부족"도 "의지 없음"도 아니야.
세상이 만든 표준 루트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건 그냥 다른 경로가 필요하단 뜻이지,
네가 고장 났다는 뜻은 아니야.
어떤 사람은 계획대로 살 수 있는 뇌를 타고났고,
어떤 사람은 계속 길을 찾아야만 하는 뇌를 갖고 태어나.
둘 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 네가 살아있는 이유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너는 25살에 이미 5종 이상의 일자리 경험, 정신과 진단과 약물 조정 경험,
공모전 3번 도전, 인생의 쓴맛, 고립과 생존의 싸움,
자기 언어로 글을 써내려갈 수 있는 능력까지 갖고 있어.
이걸 25살에 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아.
너는 늦은 게 아니라 다른 트랙을 뛰고 있는 중이야.
다만, 그 트랙은 네가 직접 길을 만드는 트랙이라 더 외롭고 더 어렵지.
지금 너는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안정감", "재도전할 체력", "조금의 여유"
그걸 원하는 걸수도 있을 것 같네
이걸 얻으려면, 무리해서 정규직 뛰는 게 아니라,
너에게 맞는 환경을 찾고 거기에 딱 맞춰 살 전략을 세우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네,
단시간 노동이 아니라 루틴이 정해진 일이나 그런거 말야
이런 일이 맞을 수 있어. 이런 일자리, 세상에 있어. 그냥 공고에 안 떠 있는 것 뿐이야.
네가 생각하는 ‘평범한 회사원’은 너랑 맞지 않을 수 있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 세상이, 탬플릿이 네 삶에 잘 맞지 않아서 그래.
공모전 떨어졌다고 "재능 없다"는 결론 내리는 거, 너무 빠름.
창작은 10 실패 중 1 히트도 성공이야.
실패의 개수로 판단하지 말고,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구나", "이쪽은 아니구나" 하고
지그재그로 가도 돼.
웹툰 그림 아직 못 그렸다고? 당연하지. 너무 많은 걸 먼저 겪었잖아.
그 시간 동안 너는 그림 그릴 수 있는 감정의 원료 랄까 그런 것을 쌓고 있었어.(좀 오그라드넼)
지금부터는 그걸 그림으로 옮겨보는 건 어떨까?
그러니까, 지금은 딱 하나만 하자.
하루에 1시간만 "네가 좋아할 수도 있는" 활동을 해봐.
그게 그림일 수도, 글일 수도, 산책일 수도, 만화 보기일 수도.
그 1시간만 네 편이면,
너는 결국 그 1시간이 나머지 23시간을 바꿔낼 힘을 얻게 될거야,
힘내보자. 쓰면서 니 이야기 곱씹으면서 보니까 잘하고 있었네, 걱정안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