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포츠머스에 사는 40세의 싱글맘 애나 재스퍼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무너진 삶을 극복하며, 7년간의 금욕과 10년 가까운 금주를 통해 자신을 완전히 다시 세운 여정을 매체 미러를 통해 공개했다.
11년 전 어머니의 사망은 애나의 삶을 급격히 뒤흔들었다. 술을 즐기던 성향이었던 그는 당시 심한 우울과 폭식에 시달렸고, 체중은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그는 "극심한 무기력과 자기혐오 속에 살았다. 술 없이는 하루도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다 2015년 12월, 그는 인생을 전환하기로 결심한다. 아이와 자신에게만 집중하자고 마음먹고 술, 약물,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물론 연애 자체를 내려놓고 자기회복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도치 않은 금욕… "관계보다 나 자신이 먼저였다"
금욕은 계획된 선택이 아니었다. 연애나 성관계를 끊겠다는 다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어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누군가를 삶에 들이고 싶은 욕구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히려 애나에게 정신적 안정을 줬다. 애나는 "남자와의 관계는 가끔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애나는 금욕과 함께 44kg에 달하는 체중 감량에도 성공했다. 아이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이후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외모에 자신감을 되찾았고, 우연히 참여한 사진 촬영을 계기로 모델 활동도 시작했다.
술 안마시고 한 성관계로 금욕 마무리
2022년 11월, 애나는 7년 만에 다시 한 남성과 연애를 시작하며 금욕을 마무리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에게는 큰 전환점이었다. 애나는 "그와의 관계는 내게 처음으로 '술 없이 하는 성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자신감 부족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항상 술에 의존한 채 성관계를 맺어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항상 상대를 만족시키는 데만 집중했다. 맨정신일 땐 내 감각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그의 성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이제는 감정적 연결이 먼저다. 억지로 뭔가를 할 필요도 없고, 상황이 불편하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내가 원하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애나는 어떤 관계든 자기 존중과 감정적 연결을 전제로 한다. 그는 "아직 아이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성관계는 그 자체로 훨씬 깊고 만족스러워졌다. 자존감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이다.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모두에게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애나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엄마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그는 "항상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하라.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자신감을 가지라. 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소중하라"고 말했다.
금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일시적 안정 줄 수 있지만 적극 성생활 필요
관계 회복, 자기 돌봄, 트라우마 극복 등 다양한 이유로 성관계를 중단하는 사례도 은근히 많다. 이러한 자발적 경우에서, 전문가들은 금욕이 정신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파트너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자기 감정과 욕구에 집중하게 되고,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 소모와 갈등에서 해방되기도 한다. 금욕 기간 동안 운동, 창작, 경력 개발에 몰입하며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체감 사례도 많다.
하지만 신체 건강 측면에서는 양면적이다. 성관계는 심혈관 기능 향상, 면역력 증가, 통증 완화 등 다양한 신체적 이점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금욕이 지속될 경우 일부 신체 기능이 위축되거나, 생리적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남성은 장기간 금욕이 전립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있다. 일부 연구는 규칙적인 사정이 전립선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반대로, 금욕이 전립선에 특별한 해를 끼친다는 명확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여성에선, 성생활 중단으로 질 윤활 기능의 감소나 성적 민감도 저하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개인의 호르몬 상태나 건강 전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주의할 점은, 금욕이 회피적 동기에서 비롯되었을 경우 오히려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성은 신체 활동인 동시에 정서적 연결의 매개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금욕 여부가 아니라, 그 선택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건강한 성생활이든 금욕이든, 자기 존중과 감정적 통제가 기반이 될 때 진정한 회복과 자율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