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최적화된 글이라 모바일에서는 사진 좀 깨질지도)
모기 때문에 늦가을~초봄까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했는데
요즘은 여름에도 나가보려고 해서 가덕도로 가봄!
근데!!!!!!!! 등판 공중부양 가방 사기 전까진 안 가지 싶다....
25-30l 가방을 찾아봐야 해
아무튼

짱리 20l 가방에 탄성끈으로 외부패킹을 만들어봤음
외투를 밖에 걸 수 있으니까 확실히 편킨 편터라
중량은 6키로 미만 또는 언저리
가덕도는 1011번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데
여담이지만 1011번 버스는 관광용으로도 좋다고 생각함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를 다 지나는 데다가
부산의 서쪽 끝인 강서구에서 동쪾 끝인 기장까지가 노선이기 때문에
바깥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버스임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에서는 찍는 거 까먹었는데
남항대교에서는 이렇게 흰여울마을도 보이고
아래 사진처럼 송도 케이블카도 보임


을숙도대교는 을숙도가 바로 보이는데
을숙도 입구에서 꽤 걸어야 되는 안쪽 깊은 곳이 보여서 좋음
사설인데
을숙도는 입구 쪽의 에코센터도, 사진의 탐방체험장도 모두 추천!
특히 에코센터는 내부 전시도 꽤 좋다


을숙도까지 보고나면, 가덕도로 들어가기 위해
520번이나 2000번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데
520번 버스 배차 간격이 기본 60분이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계획을 짰다지마는 차 막혀서 환승 못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520번은 가덕도를 종으로 누비는데

유명한 박지 중 하나인 누릉능 갈 떄 하차하는
성북마을에도 정차함
이번 여행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도로, 건물, 나무와 바다의 푸른 풍경이 어우러지는 게
청사포나 미포보다도 더 취향이었음

성북마을에서 15분 가량 더 가서 대항항에 하차!
박지인 부언바위로 가는 김에 잠시 들르자고만 생각했는데
선착장도 생각보다 크고 음식점도 좀 있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군데 군데 많아서
언젠가 여기서 놀아도 좋지 않을까 싶더라

진짜 목적지인 부언바위와 외양포항으로 떠나는데
떠나는 길에 위에서 보니까 또 다르게 아름답더라
아기자기한 집들에 산과 방파제와 바다가 조화로웠음

나는 분명 항구에 가려고 하는데 산을 타는 게 맞나...?
왜 터널이 보이지...????
싶었는데
보행로 있는 100m 남짓의 짧은 터널이더라
그리고 사진 오른쪽의 작은 돌길 보임?
처음에 저거 길이라고 생각도 못했음

터널이 큰 길로 이어지는 데 반해
작은 길은 생태탐방로로 이어지는데
그 덕분에 외양포항 가는 길에 녹음에 젖을 수 있어 행복했다!
그리고 외양포항에 도착항 후부터
본격적인 우여곡절이 시작되는데...
우선, 들머리를 못 찾아서 좀 헤맸음

빨간색 선 따라 가는 게 들머리인데
아니 앞에 폐철골도 놓여 있고 작은 물길로밖에 안 보이고
나무랑 풀에 가려지기까지 해서
여기 길인 줄 몰랐음
나름 길 숙지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때가 19시라 슬 해가 지고 있다 보니까
풍경이 진짜 예뻤음
언제나 내 하찮은 사진 실력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근데 갯강구 미치도록 개많아 진짜
나한테 덤비지 않으니 망정이지
차마 갯강구 사진까지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
소리나는 데 보면 갯강수 서너 마리가 나 피해서 움직이고 있고
발 잘못 내딛었다가 신발 밑창에서 갯강구 움직이는 거 느끼기도 하고
ㄹㅇ 정신 나가는 줄


안 그래도 요즘 가덕신공항 건설로 말 많은데
여기도 무덤 옮기라고 표지판 붙어 있더라
이런 표지판이 일고여덟 개는 더 있었던 거 같음

중간 중간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무척이나 장관이다

여기서 두 번째 난관을 마주하는데
바위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가 없었음
화살표가 보여주듯이
들머리까지 갔다가 길 없는 데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혼자서 난리였다

근데 위험구역 표시하는 흰 줄이 안 이어지는 데가 있더라고?
가만 멈춰서 멍 때릴 바에야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곳으로 가보자 싶어서 쭉 내려가 보니까

드디어 부언바위 입성!!
생각보다 더 예뻤다
텐트 피칭은 생각도 않고 한참을 감상하고만 있었을 정도
낚시하시는 분 제외 전세캠이었음!

그러나 그 감동도 잠시..
쓰레기 무슨 일
v팩, 포장지, 술병, 자기 그릇, 마스크, 수건, 가스랜턴 심지, 음식물 등등
너무한 거 아니냐?
다음에 올 일 있으면 봉투 하나 갖고 와야지 싶었다... 에휴
이렇게 하면 외려 백패커들한테 안 좋다는 걸 왜 모르지

텐풍 찍는 거 까먹어서 일몰 후에 급하게 찍음
비 예보도 없겠다 그냥 비박할까 했는데
모기랑 벌레 때문에 감히 메쉬마저 없앨 수는 없었다
피칭은 팩 네 개 박고 끝.

피칭하자마자 모기기피제를 텐트 안팎이랑 몸에 다 뿌렸는데
그래도 기어코 한두 마리가 안에 들어와서 잡아 줬고
밤새도록 텐트 주변에 몇 마리 웽웽웽웽 거리더라
모기장이랑 기피제 들고와서 천만다행
저 뒤에 솟아오른 한 줄기 빛은 최대한 확대해서 찍어보니까

아마 거가대교가 아닐까 함
중간에 섬 하나 있어서 빛 가리는 거나 다리 모양도 딱 맞고

오늘 내일 밥은 이게 끝
블루베리 쌀빵, 소금간 된 땅콩, 편의점 샌드위치
날씨 생각 않고 평소처럼 챙겼건만
덕분에 나중에 더위 먹고 고생하는 시발점이 되고 마는데..
이건 또 다음의 이야기

그리고 갑자기 뜬금없이 안경 코받침 부서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빠진 것도 아니여서 수리도 안 됨
코받침 끼워지는 구조물이 피부 누르니까 많이 아프더라
그래서 일단은 안경 안 끼고 생활
이번에 대체 뭐가 이렇게 일이 많았는지 원
그리고 아직 일어날 일이 남아 있다..
온도 21℃에 바람 4-5m/s 정도였는데
메쉬만 들고 나온 거 처음이라 한번 찍어보고 싶었음
밤-새벽 내내 북소리에 프로펠러 소리 같은 게 계속 들렸고
바다캠 여러 번 해봐도 처음 들어본다 싶었는데
새벽에 깨서 보니까 그냥 배가 물에 부딪히는 소리였음....
아는 소리란 걸 알게 되니, 뭔가 허탈한 느낌

평소에 1시 넘어 자던 게 습관이 돼서 늦게 잔 후에
각종 배 소리에 잠 설치다가
동트기 전 4시 반 쯤 기상함
총 수면 시간 4시간...
이것도 나중에 더위로 이어질 예정

암튼 남은 음식 좀 먹고! 몸 한번 더 간단히 닦고! 철수!
다시 봐도 풀밭과 바다의 조화가 진짜 너무 예쁨
그리고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다른 분들 밤까지 낚시하시던 곳이 궁금해서 한번 내려가봄




바위의 색감이나 모양새가 너무 매력적이었음 예뻐
위와 달리 갯강구도 좀 돌아다니긴 했지만
비비색 있었으면 한 군데 정도 비박도 할 수 있겠더라

이제 다시 외양포항으로 돌아와서 가덕도의 위쪽으로 돌아가려는데
웬걸, 마을 뒷쪽의 야생화단지가 진짜 엄청 잘 꾸며져 있었고
규모도 좀 있어서 가볍게 산책하기도 딱 좋음
애인 있었으면 데려 오고 싶었을 거야..


특히 휘파람새 소리가 정말 또렷하고 가까이 들려서 힐링이었음
그리고 잘 모르고 왔는데
외양포가 일제가 주민 쫓아내고 진지 구축한 데였대

야생화단지 바로 옆에 포좌가 있어서
꽃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광하게 되는 코스였음


포좌를 구멍에 이렇게 설치했다나 봄

엄폐막사 안은 직접 들어가 볼 수 있게 돼 있는데
안내판도 같이 벽에 붙어 있음

탄약고 안에는 오얏꽃이 장식돼 있었고
탄약 넣던 곳에 꽃을 넣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음
근데 사실 첫인상은 약간.. 보스전 방 같다고 생각했음...

가덕도 자체를 역사 탐방 목적으로만 와도 좋았을 거 같애
외양포 이외에도 볼 데가 좀 있더라고

그치만 이번에는 트레킹이 목적이었으므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바지항으로 향했음

한 시간 반 정도 걸었나
이때부터 더위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음
아직 산에 들지도 않았는데도
걸어도 속도가 안 나고 왠지 모르게 쭉쭉 지치고..
일단 한번 쉬어줘야 할 것 같애서

새바지 이름을 딴 동네 마트가 있길래
강아지 구경할 겸 사장님이랑 담소 나누면서
마트 안에서 쭈쭈바 까먹음
탱크보이가 1,500원이었음
선풍기도 없는데 가게 안은 상당히 시원했다

새바지항도 정말 예쁜 마을이었는데
가덕도는 마을마다 공중화장실이 많아서 관광하기 좋은 듯
소변응고제 가져가서 한번도 안 씀

10분 정도 걸어서 희망정에서 찍은 풍경
해안트레킹이다 보니 확실히 틈틈히 보이는 바다가 너무 좋음
여기도 데크 있던데, 텐트 피칭해도 되는지는


그리고 한국인의 돌탑 사랑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도 군부대 막사 터라는데
돌 세울 수 있는 곳이라고 돌탑 다 세워놓음

원래는 연대봉 정상 한번 찍은 다음에
다시 해안길로 내려와서 누릉능으로 돌아갈 예정, 이었으나..
왜인지 희망정에서 연대봉 가는 이 루트가 막혔더라고
사진에서 돌계단 있는데 줄 쳐져 있는 길임
지양곡에서만 갈 수 있나 봐
그래서 포기하고 등산만 하는데
새소리가 정말 많이 들리더라 쉴 새 없이 들림
그리고 댓 발자국마다 귀뚜라미 한두 마리 지나갈 정도로
귀뚜라미도 겁나 많았음
부언바위도 휘파람새, 뻐꾸기 포함 예닐곱 종 이상은 되는 듯하던데
확실히 가덕도 생물다양성 수준이 되게 높긴 한가 봄

그리고 이후 등산 도중 사진은 거의 없는데..
수면 부족 + 부실한 식사 + 저질체력/피로 누적 + 고온 = 더위먹음 이슈
제정신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그래도 마침 둘레길에 두 군데 있는 계곡 중 하나인
어음포 계곡에 당도했는데!
허리 이슈로 쪼그려 숙이질 못해서
계곡 물에 땀을 닦아내지도 못 함 ㅠㅠㅠㅠㅜㅜㅜㅜ
5분인가 10분 뒤에 허리 많이 안 숙여도 되는 곳을 찾아서
어찌저찌 좀 쉬면서 땀 닦긴 했는데
그래도 이때 좀 속상했음

근데 왠지 모르게 자꾸 나를 일본으로 보내더라
권외는 그렇다 쳐도 로밍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레킹 도중 로밍 요청만 네댓 번 온 듯

어쨌거나 등산 한 시간 반, 누릉능 도착!
옛 독립가옥 터라 확실히 박지로선 좋긴 한데
무덤 터라 괜히 죄송스러워서 뭔가 꺼려짐
그래도 진짜 풍경 하나는 끝내주더라
계곡도 어음포보다 깨끗해 보이고

이건 뭐 유명 박지 전통이냐
이전 사진 돌담 너머를 멀리서 확대해서 찍음
지금은 화기 금지만 걸려 있던데
이 정도면 야영 금지 걸려도 할 말 없지 않나, 걱정도 해봄

그리고 누릉능부터 본격적으로 더위 먹었음
쉬운 코스만 남았고, 근육에 무리도 안 왔고, 호흡이 가빠진 것도 아니었는데
어지럼증에 기력 저하, 속도 좀 불편해지고
목을 축여도 입 안이 바짝바짝 말라서 자꾸만 물이 캐임
경사도 낮고 고도도 낮은 편한 길인데도
몸이 축축 늘어지고 그냥 자꾸 드러눞고만 싶더라고
돌이키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도움을 청하자니 혼자 왔고
걸어가는 수밖에 없고 해서
중간에 5-10분씩 쉬면서 템포를 극단적으로 낮춰서 걷기로..

그늘에 내리막길이라 좀 편하게 걸은 지 좀 됐을까
사슴농장이 보임!
사슴이 일곱 마리 정도 있었는데
큰 아이들은 처음에 소인 줄 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 사는 사슴도 저렇게까지 커지는구나, 신기했다

그나저나 이건 대체 뭘까
사슴농장 맞은편에 세워져 있었음
검색해봐도 저런 곳은 나오지도 않던데

더위 먹고 기진맥진한 채로 정신줄 겨우 붙잡고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함!!!!!!
풍경은 또 하나 하나가 너무 좋아서, 힘들면서도 즐거웠음
이 사진에선 나무에 가리긴 했지만
가덕대교도 보여서, 진짜 끝이 보이는 게 실감되더라

이때 쯤 되니까 이제 좀 정신이 들어서
그제야 사진 찍을 여유가 좀 생김
언제나 쓰는 사슴 린 모자에
긴바지 긴팔 스포츠마스크까지 올블랙
손 상처가 안 나아서 장갑은 못 꼈다

이틀 동안 총 약 6시간, 13.3키로를 걸었고
고도는 650미터 올라가서 649미터 내려갔대
내가 생각보다 더위에 약하더라고
준비 더 철저하게 해야겠음
그래도 이 힘듦 자체가 또 즐겁기도 해서리 불만이나 후회는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을로 돌아오자마자 편의점 들러서 이온음료랑 박카스 마심
한 40분 가량 편의점 안에 가만 앉아 멍 때리면서 쉬었다

그러고 있자니 어지럼증이 심해지면 심해지지 낫질 않아서
섞어국밥 먹음
굉장히 맑은 국물에 후추 가루를 뿌린 국밥이었는데
맑은 국물은 호, 후추는 불호라서 좀 망설였지만 맛있었다
무슨 부윈지 기억 안 나는데, 오소리감투 이외의 내장도 있어서 좋았음
양도 딱 배부를 정도라서 적당했음

이번에 가져간 장비는 저번에 쌌던 쌈마이 장비 그대로
음식 포함 6키로 미만인가 언저리
오래 걸어도 가벼우니까 무릎에 무리가 덜 가서 좋았다
입문 장비 그대로 쓰고 있지만 경량화할 돈은 없으니
등판 공중부양 25-30l 가방만 좀 찾아봐야겠음

적고 보니 겁나 길어졌네..ㅋㅋㅋㅋㅋㅋ
풍경 찍으려고 아크릴 키링 새로 샀으면서 까먹어서 아쉽긴 한데
암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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